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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제로’…깡통보험 1,000개 넘어

생보상품 165개·손보상품 906개

"정부정책 등 따라 성급히 출시한 탓"

가입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깡통 보험’이 생명·손해보험 합쳐 1,000개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부 정책에 맞춰 성급하게 출시됐던 상품으로 결국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시장에 나왔다가 유명무실한 상품으로 전락한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생·손보사의 보험상품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가입 건수가 0인 상품이 1,071개에 달했다. 이 중 생보 상품은 165개였고 손보 상품은 906개였다. 가입 건수가 1~100건 미만인 상품 역시 생보 73개, 손보 1,275개에 달했고 101~1,000건 미만인 상품도 생·손보 합산 537개로 집계됐다.

이처럼 깡통 보험이 속출하는 것은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보험사에 상품을 제안하면 보험사들이 사전 수요조사 등 시장성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사실상 정부 눈치를 보면서 서둘러 출시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몇년 새 산후조리원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의 대비책으로 지난해 산후조리원 책임보험이 등장했지만 해당 상품을 내놓은 동부화재·메리츠화재·흥국화재·더케이손보 등은 단 한 명의 가입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만들어진 청소년활동배상책임보험 역시 KB손보만 141건으로 100건 이상 계약을 확보했을 뿐 같은 상품을 내놓은 흥국화재와 더케이손보는 1건도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도입된 태양광대여사업자 배상책임보험은 동부화재·메리츠화재·KB손보의 가입이 0건, 삼성화재는 4건에 불과했으며 KB손보와 한화손보의 외국인환자유치업자배상책임보험, 동부화재·흥국화재·농협손보의 지식재산권보험도 가입이 0건으로 나타났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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