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 펀드 등에 대한 투자는 정책 효과를 확인한 후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고로 일본 수출 경제지표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만큼 추가 양적완화로 거시경제지표의 회복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일본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의 연초 후 지난 22일까지 기준 평균 수익률은 -12.08%로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3.75%를 크게 밑돌고 있다. 지역별로도 올 들어 최하위권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KBSTAR일본레버리지 ETF’와 ‘KINDEX일본레버리지 ETF’ 등 일본 증시 상승률 2배의 수익률을 노렸던 레버리지 상품들은 3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일본 주식형 펀드의 절반가량이 -10%대 수익률로 부진한 모습이다. 저조한 성과에 자금도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일본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1,327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7,254억원이 순유입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주식형 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중국 경기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닛케이225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28%나 하락했다. 다만 지난 10일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승리로 추가적인 재정 및 금융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닛케이225주가도 지난달 24일(브렉시트 결정일) 이후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11.16% 상승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확대 등 추가 금융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아베 신조 내각이 10조엔 이상의 대규모 재정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경기부양 정책의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정책 효과가 거시경제지표 개선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동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만큼 실제 정책 발표 후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지표개선이 뒤따른 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주요 경제지표는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지난 1·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수출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6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줄었다. 유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상승률은 기본이고 수출과 내수 관련 지표까지 개선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후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는 수출주 중심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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