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AIIB고위직 공모 코앞인데...지원여부 쉬쉬 '입닫은 정부'

마감 이틀 앞두고 무대응 일관

"최악 땐 한자리도 못차지할 판"

아시아인프라은행(AIIB)의 고위직 네 자리에 대한 공모신청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우리 정부가 국내 인사의 지원 여부를 함구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이 AIIB 고위직 인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최근 얼어붙고 있는 양국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적어도 한 자리는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홍기택 AIIB 부총재의 돌발사임으로 부총재직을 잃은 데 이어 국장급 한 자리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AIIB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은 국내 인사의 AIIB 고위직 공모 지원 여부에 대한 사안과 관련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인사의 고위직 지원 여부까지 비밀로 부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월 홍 부총재가 고위직에 오를 당시 지원 여부에 더해 임명까지 미리 밝힌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는 AIIB에 4조3,000억원을 부담한 지분 5위국(4.35%)이다. 이를 인정받아 2월 부총재직을 확보했지만 현재는 자리를 사실상 잃은 상태다. 지난달 홍 부총재가 자신이 2013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논란이 된 ‘대우조선해양 경영자금 4조원 부실지원’과 관련해 “(지원은) 정부가 결정했고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는 폭로성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킨 후 정부와의 교감 없이 돌연 휴직했기 때문이다. AIIB는 곧바로 우리나라 몫의 부총재직인 최고리스크관리자(CRO)를 국장급으로 격하시키고 국장급인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부총재직으로 격상시켜 8일 부총재(CFO)와 국장(재무국장·회계국장·위험관리국장) 등 총 4석의 고위직을 공모했다. 공모기간은 3주로 오는 29일 오후6시(중국 현지시각)가 마감이다.

국제기구 관례상 공모 전에 회원국과 협의해 대략적인 자리 배분을 논의한다. 이미 우리가 날린 부총재직은 프랑스 인사에게 돌아간 상황이다. 마감 이틀 전이지만 국내 인사가 지원했는지, 지원했다면 어느 분야에 했는지를 정부가 함구하는 데 대해 중국 측과의 사전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AIIB는 공모 전 우리 정부와의 콘퍼런스콜(다자 간 전화회의)에서 국장급을 철저히 실력 위주로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러우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에게 한국 인사 채용을 피력했지만 러우 장관은 “능력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선임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AIIB가 그동안 국제기구와 행정경력이 없는 홍 부총재의 실무능력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도 휴직사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홍 부총재 휴직 이후 AIIB와 중국 측이 일관되게 ‘능력 위주 인사’를 외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고위직인 부총재 자리를 잃은 마당에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국장급 보직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정부는 국제기구 인사에 두 번이나 실패한 셈이 된다. 정부가 지원 여부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것도 국장급을 확보하면 정부의 성과로, 실패하면 지원한 인사의 개인사로 치부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입을 닫은 사이 외부에서는 김익주 전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 기재부 전직 실·국장들의 AIIB 공모 지원설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기구에서 일한 전직 관료는 “국장은 국 내부의 인사와 프로젝트들을 실제로 검토하고 수행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국장급도 차지하지 못한다면 AIIB가 사업을 할 때 우리나라의 이익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고 이번 사태의 책임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