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043650)이 야심작으로 출시한 과일 막걸리가 젊은 고객들의 호평 속에 대박 조짐을 예고하고 있다.
국산 막걸리 시장이 2011년을 정점으로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순당의 신제품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이 올해 4월 선보인 ‘국순당 쌀 바나나’는 출시 3개월 만인 최근 누적 판매량 270만병을 넘어섰다. 7월 초 출시한 후속작 ‘국순당 쌀 복숭아’도 30만병이 팔렸다. 신제품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출시 100여일 만에 국내 판매량 300만병을 기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순당 과일 막걸리는 해외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보다 앞선 올 1월 홍콩 수출길에 오른 이래 미국, 중국, 일본 등 18개국에서 80만병이 판매됐다.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유자와 라임 제품까지 골고루 인기를 모으는 등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한국 전통술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는 현지 주류업체들이 먼저 제품 선적을 요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최근 수출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
과일 막걸리를 찾는 고객이 중장년층이 아닌 20~30대 젊은 세대라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국순당은 생쌀을 발효한 막걸리에 각종 과일 농축액을 첨가해 기존 전통주의 누룩향 대신 새콤달콤한 맛을 살렸다. 알코올 도수도 3도로 낮췄다. 용기 뒷면에 ‘바나나에 반하나’와 ‘피치로 피치 올려’ 같이 재치 있는 문구를 삽입한 점도 젊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국순당 과일 막걸리가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으면서 탁주업계의 기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은 지난 2006년 13만㎘에서 2011년 40만㎘ 규모로 급성장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주로 눈을 돌리고 젊은 세대는 맥주를 선호하게 된 것이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이유다.
일각에서는 과일 막걸리의 등장을 계기로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제품은 막걸리를 기반으로 과일즙과 과일향을 첨가한 제품이지만 현행 주세법상 향이 들어가면 기타 주류로 분류돼 제품명에 ‘막걸리’를 표기할 수 없다. 출고가도 탁주 주세(5%)가 아닌 기타주류 주세(30%)를 적용받아 대형마트 기준으로 막걸리는 개당 1,200원인 반면 과일 막걸리는 1,700원에 판매된다.
국순당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국내와 같은 규제가 없어 ‘국순당 과일 막걸리’라는 제품명을 사용할 수 있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기존 전통주를 취급해온 특정주류도매상 대신 소주와 맥주를 유통하는 종합주류도매상을 통해 판매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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