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9월 ‘신형 i30’를 한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출격시킨다. 국내와 해외에서 일정 시차를 두고 신차를 공개해온 기존 방식과 달리 내수 시장과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흔치 않은 전략이다. 하반기에 뚜렷한 신차 출시가 없어 고전 중인 내수 시장과 해치백 차종의 인기가 높은 유럽 시장에 i30를 투입해 전체 판매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초 신형 i30를 국내에 출시한다.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이지만 올 1월 선보인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이후 8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차인 만큼 출시 행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신차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신차 공개 일정을 9월 초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30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에서 현대차로 적을 옮기면서 처음으로 주도했던 ‘PLY’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현대차는 2030세대를 겨냥해 프리미엄(Premium)과 유니크(Younique),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앞글자를 따 PYL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i30는 유러피안 해치백 스타일로 디자인돼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는 최초로 선보이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외관도 i30 디자인을 사용해 관심을 끌었다.
눈에 띄는 점은 유럽에서 같은 시기 신차를 공개한다는 점이다. 국내와 달리 해치백 차량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은 만큼 i30는 유럽에서 대기 수요가 상당한 차종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i30는 유럽 시장에서 4만325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잇따른 테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대차가 유럽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i30의 꾸준한 인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유럽시장에서 26만1,586대를 팔아 전년 대비 10.2%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신형 i30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내와 유럽에 신차를 동시에 공개하는 전략을 마련했다”며 “기존 모델에 비해 외관과 내부 모두 파격적으로 변화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i30는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돼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과 유사한 전면 디자인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내부 역시 돌출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새로움을 더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현대차는 2011년 i30(프로젝트명 GD)를 공개했다.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유러피안 준중형 해치백 모델로 유럽 스타일의 스포티한 외장 디자인과 감성품질을 강화한 내장 디자인으로 무장한 차량이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i30와 같은 차량은 유럽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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