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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시초가 뻥튀기' 주의보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 형성 후

상장 첫날부터 급락 사례 많아

개인들 무리한 투자로 낭패 일쑤

차익실현 노리고 가격 부풀리는

시세조정 세력 개입 가능성 높아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시초가 뻥튀기 주의보가 내려졌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음에도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어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초가 산정 방식에는 시세조종 세력이 가담할 가능성이 높고 시초가 형성 직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공모주 투자 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10곳 중 8곳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에 공모주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후 저금리 시대에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가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상장 후 주가도 상승세를 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후 상장 첫날부터 급락하는 패턴이 점차 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올 하반기 시초가가 공모가를 웃돌며 상장한 8개 업체 가운데 5곳은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양돈업체 우리손에프앤지의 시초가는 4,000원으로 공모가(2,210원)보다 81% 상승했지만 결국 27.25%(1,090원) 급락한 2,9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스마트폰부품업체 장원테크도 같은달 15일 상장하며 시초가가 공모가(1만7,500원) 대비 27.14%(4,750원) 상승한 2만2,25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22.92%(5,100원) 하락한 1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오리더스(-16.96%), 피앤씨테크(-5.91%), 대유위니아(-2.91%) 등도 상장 첫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내자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뒤늦게 공모주에 달려들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 상반기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평균은 33.58%에 달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공모주 투자에서 대박을 낸 투자자들이 늘면서 공모주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일반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서며 시초가를 높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후 급락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상장 첫날부터 기관과 외국인은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개인은 순매수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신규 상장기업의 시초가 산정 방식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시초가는 상장 기업의 첫 거래 개시일 한 시간 전부터 시가 단일가 방식으로 접수를 받은 뒤 체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격에 결정된다. 시초가 결정 범위는 공모가의 90~200%다. 이 때문에 상장 후 차익실현을 노리고 시초가를 일부러 부풀리는 시세 조종 세력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주문 시간에 높은 가격을 낸 뒤 곧바로 취소하는 허수 주문이 대표적이다. 호가 창에 형성된 높은 시초가를 보고 뒤늦게 주문을 낸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장 시작과 동시에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할 경우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과 기관·외국인 간 정보 비대칭이 큰 상황에서 현 시초가 산정 방식이 개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시초가 형성을 위한 주문 시간을 여유 있게 둔 것은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시장 가격을 찾기 위한 조치”라며 “시세조종 세력의 경우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추후에도 감사와 심리 등 사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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