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과 러시아 시장 점검에 나섰다. 최근 브렉시트 여파로 급변하는 유럽 시장 상황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일 정몽구 회장이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장을 둘러보고 이어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현대차 체코공장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올해 상반기 유럽 자동차시장 성장률을 넘어서 선전하고 있는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또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메이커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특히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며 “결국은 품질이다. 제품의 품질, 고객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할 방침이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최근 성장률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시장(승용·RV·소상) 자동차 판매량은 1,598만대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중국(8.2%), 인도(8.5%)보다 성장률이 더 높다. 다만 올해는 1,679만대로 성장률이 5%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지난해 보다 9.1%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브렉시트 등으로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49만1,000여대를 판매, 12.3%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9.1% 보다 3.2% 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에서 89만1,000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울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유럽 시장 주요 전환기마다 현지를 찾아 대응책을 강구해왔다. 2012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유럽발 위기 전이를 사전 차단하라”며 법인장 회의를 한달 앞당겨 시행하고, 양사 경영진을 유럽으로 급파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6년째 유럽 시장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에도 “유럽 시장 회복을 대비한 준비체계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2014년 상반기 회복이 가시화되자 “회복기에는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3일(현지시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현대·기아차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다. 정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오랜 경기침체 영향으로 2012년 294만대에 달하던 산업수요가 지난해에는 160만대로 급감한 바 있다. 판매와 수익성이 급감하자 일부 글로벌 메이커들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중단, 감원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판매했다.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크게 확대됐다.
올해 6월까지도 전체 시장이 14.1%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3만4,100대를 판매해 시장 우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현대차는 소형 SUV 크레타를 출시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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