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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이주열 "미국 금리인상 땐 한계기업 문제… 구조조정 시급하다"

"오랜 저금리로 좀비기업 늘어" 금리인하 가능성 일축

11월 금융통화위원회6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만큼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과도한 유동성이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만큼 이제 성장 모멘텀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병행할 때가 됐다고도 했다. 시장 일각에 남아 있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한 셈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만장일치를 통해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꾸준히 금리를 올리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계기업과 과다채무기업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최근 우리 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그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기업 부문의 생산성을 도모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목표다. 그런 점에서 상시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으니까 대비 차원에서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게 기본적으로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지만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성장의 모멘텀 회복도 중요하지만 한계기업의 구조조정도 병행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수출 문제도 원인은 기업의 기술경쟁력에 있다고 꼬집었다. 더 이상 환율 덕(가격경쟁력)을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석유류 가격 등 수출단가가 하락한데다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다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환율과 수출의 관계도 많이 약화됐다"며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구조상에서는 기술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근 소비 증가세에 대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이전 추세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라며 "고용시장 개선, 가계실질구매력 증대 등으로 민간소비 개선세는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경기 저점을 지났느냐는 질문에는 "내년 1월 경제전망에서 의견을 개진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또 제로(0%)금리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에서 인하 여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로금리 주장은 과한 것으로 부정적 영향을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전망에 대해 "투자 감소와 노동력 감소 등을 감안해 3% 중반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현재 추정치의 안정성이 확인되는 대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환율개입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외환당국은 기본적으로 환율은 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 움직이고 위든 아래든 급격히 변동할 때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선·김상훈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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