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스마트폰의 연산능력은 아폴로 프로그램에 사용됐던 모든 컴퓨터의 연상능력을 상회한다. 그런데 수십년 전도 아닌 지금 고작 슈퍼 닌텐도 수준의 연산능력을 가진 거실 크기의 컴퓨터를 개발한 사람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 캐임브리지에 거주하는 제임스 뉴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4년 전 개발을 시작해 최근 완성한 ‘메가 프로세서’는 16비트 컴퓨터에 불과하지만 거실 하나를 채울 수 있는 덩치를 지녔다.
길이가 9m, 높이는 1.8m며, 총중량은 무려 450㎏에 달한다.그가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궁금하다고? 웹사이트에서 밝힌 이유는 간단했다. 그러고 싶어서란다. 하지만 최근 그가 파퓰러사이언스에 속내를 밝혔다. 프로세서의 작동 메커니즘을 시각화하려 했다는 게 진짜 이유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뉴먼은 디지털 전자제품의 작동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데이터의 흐름을 직접 눈으로 보면 어떨지를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리콘 반도체에 쓰이는 작은 트랜지스터가 아닌 개별 트랜지스터들을 활용해 프로세서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데이터 처리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LED도 장착했죠.”
물론 당초부터 이처럼 큰 프로세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여러 해에 걸쳐 하나씩 만들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커져버리더군요.”
메가 프로세서에는 4만개의 트랜지스터와 1만개의 LED가 사용했다. 제작비만 5만 달러가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은 테트리스와 틱택토(Tic-Tac-Toe) 게임뿐이다. 지난 4년간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미친놈 취급을 받은 그는 메가 프로세서를 교육적 용도로 활용할 곳에 기부할 생각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COBY MCDON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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