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부상하는 중국시장에서 저장공간을 늘린 갤럭시노트7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고용량 내장 메모리를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갤럭시노트7은 더욱 완성된 모습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중국 기업들이 고용량 내장 메모리를 활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어 현지 시장에 6GB램, 128GB 모델을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미국 등에서 출시되는 갤럭시노트7의 메모리 용량은 64GB 이다. 다만 고 사장은 “기본 모델 구매자를 실망 시킬 수 있고, 갤노트7은 외장 메모리도 활용 가능해 (실제 출시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이후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줄곧 지키던 삼성전자는 2014년 3분기 처음으로 샤오미에 역전된 뒤 지난 2분기에는 화웨이, 오포, 비보에 밀려 5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갤럭시S7과 S7 엣지 출시 후 3개월 만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22%에서 27.8%까지 끌어올렸지만 중국 시장은 예외였다.
고 사장은 “홍채인식 기능을 제공하면서 더욱 안전하게 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삼성패스와 삼성클라우드와 같은 신규 서비스도 과감하게 도입했다”며 “냉소적이었던 미국 언론사들도 기대를 뛰어넘는 올해 최고의 제품이라고 평가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S7·S7 엣지를 출시하며 국내를 비롯해 중국, 일본에서 ‘삼성’ 로고를 삭제하는 마케팅전략을 폈다. 당시 일본에서 거셌던 반한(反韓) 감정을 고려했고, 중국에서는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앞세운다는 전략이었다.
갤럭시노트7은 오는 19일 국내에 출시된다. 출고가는 98만8,900원이다. 한편 고 사장은 최근 논란이 된 정부 3.0 애플리케이션(앱) 우선 탑재에 대해 “사용자가 설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다운로드 방식이지만 통신사 앱 등 선탑재 앱은 줄여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