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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대우조선해양 '9월 버티기'

한진해운, 9월 4일까지 유동성 방안 없으면 법정관리행

대우조선해양, 소난골 프로젝트 채무유예 9월로 미뤄져

내년까지 한진해운 유동성 부족 규모




조선·해운 구조조정의 핵심인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이 마지막 시한인 9월을 앞두고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버티기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다음 달 4일까지 유동성 방안을 찾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대우조선해양도 소난골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 대금 차질에 대한 해법 마련이 9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선박금융 만기 연장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한진해운 측이 각 채권자에게 7,000억~9,000억 원에 달하는 부족자금 마련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당장 다음 달 2일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4,21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에 대한 만기연장을 추진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14일 “사채권자를 설득하려 무엇보다 조양호 회장 측이 부족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밝혀야 한다”면서 “일부 진전이 있다고 알려진 용선료 절감과 어려움을 겪는 선박금융 유예도 부족자금이 해결되면 가능성이 커진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4,000억 원 이상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조 회장 측과 채권단 간의 줄다리기는 수 개월째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의 지원을 받아 핵심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 유동화(1,000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근본 해결을 위한 조양호 회장의 결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진해운은 3년 만에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부족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는 계열사 대한항공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진해운 기존 지원으로 인해 순손실을 기록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0515A01 대우조선해양 부족자금 예상치




대우조선도 ‘소난골 인도 지연 사태’ 해결이 미뤄져 유동성 문제를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은 경영난에 처한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드릴십 2기를 인도해가지 않아 1조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소난골이 영국 SC은행에서 드릴십 인도 대금을 조달할 때 무역보험공사가 전액 보증을 서도록 해 빠르게 배를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문제는 채무상환 유예다.

현재 글로벌 채권은행 27곳은 소난골의 석유개발 프로젝트 수십 개에 대한 여신을 회수할지를 검토 중이다.

이들이 채무 상환을 유예해줘야 소난골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피하고, 대우조선도 1조원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채권은행들의 결정은 7월 말∼8월 초께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시기가 8월 중순으로 밀리더니 이제 9월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소난골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회사들이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면 최종 결정은 9월로 넘어가더라도 다음 주 후반부에는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검찰이 분식회계를 이유로 현 경영진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면서 운신의 폭마저 좁아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는 파산 때 경제·사회에 미치는 충격,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 채권단의 채권 보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와 별개로 구조조정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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