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십여 일 남겨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경제민주화’ 전파에 힘을 쏟는다. 경제민주화가 내년 대선에서도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퇴임 이후에도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4일 더민주에 따르면 김종인 대표는 오는 18일 국회 본관에서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특강 대상을 ‘관심 있는 누구나’로 하는 만큼 여야는 물론이고 정치권에 굳이 한정하지 않은 ‘열린 강연’이다. 보수 세력에서 경제민주화를 두고 진보세력의 경제 발목잡기라고 지적하는 것을 반박하며 오히려 경제를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22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같은 주제로 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찬 간담회를 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삼성·현대차 등 대·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이 자리에서 김종인 대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해소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박용만 회장이 국회를 방문해 김 대표에게 경제인들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을 전달하자 김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를 불식시키겠다며 성사됐다.
김종인 대표는 20대 국회 들어 상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경제민주화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다. 재계에서는 기업과 오너·대주주를 악으로 치부하고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지만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이를 통한 포용적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6월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도전은 경제위기”라면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경제구조의 틀을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27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김 대표가 이처럼 경제민주화 이슈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결국 대표 퇴임 이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 대표는 평의원 신분으로 돌아가지만 자신이 대선 국면에서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수차례 밝혀왔다.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플랫폼을 만들고 대선행 티켓을 끊어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대선 플랫폼 역할론’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직을 마치더라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며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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