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어느 새벽. 30대 직장인 김미래씨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에서 출근을 위해 허겁지겁 차에 올랐다. 차에 타자마자 “졸음운전을 조심하세요”라는 경고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출발을 위해 운전대에 손을 얹으니 혈압과 맥박수치가 앞 유리창에 뜬다. 동시에 체지방 지수와 체중감량을 위해 필요한 운동량도 표시된다.
가상으로 꾸며본 사례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이같은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부품사업에 뛰어든 삼성이 스마트카에 헬스케어를 접목한 ‘메디카’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자동차용 정보기술(IT) 특허를 잇달아 출원했다.
우선 삼성은 룸미러에 부착하는 카메라 모듈에 대한 특허를 냈다. 삼성의 특허는 카메라가 운전자를 인식해 눈의 상태와 얼굴 방향 등을 탐지한다. 졸음운전을 하게 되면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거나 자율주행 모드로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삼성은 홍채인식 기술을 ‘갤럭시 노트7’부터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운전대에 달린 심전도(BCG) 측정 장치에 대한 특허도 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으면 심전도를 측정해 심장에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기술이다. 비상상황시 바로 병원에 알릴 수 있고 평소에도 심장에 문제가 있으면 주치의에 연락해 치료를 받게 할 수도 있다. 삼성은 안전벨트를 통해 운전자의 건강상황을 알 수 있는 기술도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인 바이오센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심장박동과 지방량 같은 개인의 신체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칩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면 헬스케어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삼성이 스마트카에 쓰일 수 있는 건강관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특허기술은 스마트카 시대에 필요한 것들”이라며 “앞으로 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의료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