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의 경제지표들도 앞으로 위안화가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자국민이 받을 충격을 피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하락 속도 및 강도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의 적정가치 여부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다. 지난 6월 중국 경제 검토를 마친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 가치는 전반적으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는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던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2년 동안 GDP의 2~3%로 감소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역시 최근 2년 반 동안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위안화가 적정가치에 가깝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외환거래시스템(CFETS)은 13개 통화로 구성된 무역 가중 바스켓 대비 위안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환율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도입한 이유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통화와 연동돼 결정된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도입 이후 위안화 가치는 무역가중 바스켓 대비 꾸준히 7.5% 하락했다. 이는 위안화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경제에 가해지는 압력을 경감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달러의 향방은 중기적으로 위안·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여러 해에 걸친 달러 강세장이 끝나면 위안화는 달러 약세를 이용해 교역 상대국 대비 통화 가치 하락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또 위안화가 빠르게 하락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 유출을 유발할 수 있어 중국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연속적으로 하락하자 중국 내 투자자들의 심리가 흔들렸고 이는 자본 유출 확대 및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진 바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는 전반적인 위안화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등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위안화에 기반한 중국 내 투자자들은 현금흐름을 고려하고 해외로 자산을 다각화해 환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자들은 적절한 환위험 헤지 솔루션만 갖춘다면 중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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