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두 달 전 사전 판매 때 한정수량 222대가 2분 만에 매진됐던 삼성전자의 스마트밴드 기어핏2가 중고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이는 신제품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눔행복 중고나라’등 각종 온라인 중고장터에는 기어핏2를 사고팔기 위한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기어핏2가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게 된 것은 삼성전자가 기어핏2를 갤럭시노트7 예약판매 사은품으로 풀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사은품으로만 기어핏2를 20만~30만 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갤럭시노트7일 구매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기어핏2를 갖게 된 소비자들이 앞다퉈 이를 중고로 팔아 현금화하려 하면서, 중고시장의 수요·공급은 금세 균형을 잃었다.
현재 중고장터에서 기어핏2 판매가는 포장을 뜯지 않은 사실상 새 제품도 13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더구나 구매자 측의 호가는 10만원 선까지 내려가, 정가인 19만 8,000원의 반값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러나 기어핏2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싸기기를 기다리며 선뜻 거래에 나서지 않는 실정이다.
문제는 먼저 기어핏2를 정가로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IT 기기 유행이 아무리 빨리 바뀐다고 해도, 지난 6월 공식 출시 직후 20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기어핏2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불과 두 달 만에 낭패를 보게 됐다. 시세가 이렇게 급락할 줄은 몰랐다는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독일 베를린에서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S3’ 공개 행사를 여는 삼성전자는 기어S3와 구매자층이 겹치는 기어핏2의 마케팅에 더는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갤럭시노트7을 띄우려고 기어핏2의 정가 판매를 포기한 셈인데, 이는 삼성전자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어핏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일은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학습효과 때문에 내년에 기어핏3가 나와도 사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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