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담뱃세 인상으로 줄었던 가계의 담배 지출이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저소득층의 담배 지출만 줄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가계(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의 월평균 담배 지출은 2만 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급증했다. 지난해 2·4분기는 담뱃세 인상 초기로 가계의 담배 지출이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담배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353억 969만 1,400개비로 1년 전보다 약 14% 증가했다.
가계의 소득별로 보면 돈 많은 가구의 담배 지출은 늘었고 돈 없는 가구는 줄었다. 소득 상위 20%(5분위) 월평균 담배 지출은 2만 6,000원으로 25.3%나 급증했다. 반면 하위 20%(1분위)는 1만 6,000원으로 6.6% 감소했다.
물가상승분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소득이 월평균 100만원 미만인 구간의 담배 지출은 8,000원으로 3.5% 감소했지만 소득 600만원 이상은 27.4% 늘어난 1만 4,000원이었고 300만∼400만원 구간에서도 22.7% 늘어난 1만 5,000원이었다.
담배 지출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감소한 것은 담뱃세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정 입장에서는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담뱃값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또 저소득 가구 중에는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들이 건강을 이유로 금연을 택한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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