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들이 부산항 환적 물량을 늘리면서 지난달 국내 항만 물동량이 크게 뛰었다. 현재 5개인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내년 4개로 최종 재편되면 부산항의 물동량이 더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지난달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이 1억2,432만톤(수출입화물 1억289만톤·연안화물 2,143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항만별로는 부산항이 5.2%, 울산항이 7%, 대산항이 6.6% 뛰었다. 포항항(-16.3%)과 평택당진항(-3.3%) 등은 감소했다.
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며 전체 항만 물동량이 뛰었다. 지난달 전국 컨테이너 화물 처리 물동량은 211만4,000TEU(1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뛰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국내 최대 항만 부산항은 지난달 물동량이 5.4% 뛰었다. 부산항은 연초 이후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의 환적항 변경으로 유럽·미주로 가는 물동량 20~30% 줄어들며 우려를 키웠지만, 이달 상승 반전하며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는 유럽(10.4%), 미국(8.3%), 일본(12.7%)으로 가는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 6월 말 확대 개통한 파나마운하 효과가 지난달 부산항 물동량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지난달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은 2.1% 뛰었는데 이는 미국(6.3%)과 남미(9.5%)로 가능 물량이 늘어나서다. 이는 기존 4,400TEU급에서 최대 1만3,000TEU의 초대형 선박이 지나갈 수 있게 확대된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글로벌 얼라이언스들이 미국으로 가는 마지막 기항지로 부산항을 이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환적 물동량은 파나마 운하 확장에 따라 주요 얼라이언스들이 부산항을 거쳐 미국 동부해안과·남미 서비스에 투입되는 대형 선박을 늘린데 영향을 받았다”면서 “동남아로 가는 환적 물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국내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모두 미주노선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내년 ‘디(THE)얼라이언스’, 현대상선은 ‘2M’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미주 노선을 운항한다. 파나마운하 효과가 커지면 양대선사의 경영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광양항(4.7%)도 중국과 미국 수출 물량 확대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4.7% 증가했고 인천항도 중국과 베트남, 대만 수출입 물동량이 늘며 16.5% 물동량이 뛰었다. 지난달 비컨테이너화물은 8,618만톤으로 전년 동월대비 0.4% 증가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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