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보다 감독이 약하고 대출자의 상환능력은 떨어지는 2금융권이 가계부실의 뇌관이 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2·4분기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비은행의 가계대출은 1·4분기보다 10조4,000억원이 늘어났다. 한은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분기별 최대 증가 폭이다. 1·4분기에 전 분기 대비 7조6,000억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3조원 이상 증가 폭이 커진 것이다.
한은은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2금융권이지만 우체국 예금이나 증권사, 연기금은 대출이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6월 말 기준으로 160조6,000억원의 대출잔액을 기록한 상호금융은 지난해 4·4분기 대출 증가액이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 3조3,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2·4분기에 5조5,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상호금융에 이어 비은행 중 두 번째로 대출잔액(55조8,000억원)이 많은 새마을금고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해 4·4분기 대출 증가액이 1조8,000억원에서 올해 1·4분기 1조3,000억원으로 안정되나 싶더니 3개월 만에 두 배 넘는 2조9,000원이 급증했다.
지난 4~6월 사이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깐깐히 따지는 은행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전국적으로 시행한 5월 이후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들 기관은 다른 비은행기관보다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1,300개가 넘는 지점이 있지만 금융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자치부의 새마을금고 지원단에 금융전문가는 한 명뿐이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새마을금고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4%로 시중은행(0.35%)보다 6배 넘게 높다. 새마을금고를 직접 통제해야 할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부실대출에 대한 명확한 징계 규정이 없다는 안팎의 지적이 나온다. 농·수·축협 등 상호금융도 상호금융중앙회가 독자적인 검사권을 갖고 있지만 내부 통제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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