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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 금리 인상 전 한은이 먼저 내려야"

미 금리인상 12월 이후 가능성 높아

가계부채, 소비부진 감안 한은 금리 인하 필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앞둔 지금이야 말로 한국은행이 먼저 금리를 내려 향후 미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옐런 의장은 26일(현지시각) 연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미국 경제방송 CNBC에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의장의 발언이 12월뿐 아니라 9월에도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옐런 의장의) 발언은 질문한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예’라고 답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답변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대두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9월 인상설은 섣부른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경계감을 가지라는 의미”라면서 “각종 지표가 나오는 일정을 감안하면 12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연준 부의장의 말은 소비로 지탱하는 미국 경제에서 소비 심리의 위축을 우려해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려고 한 말”이라면서 “미국의 고용지표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임금이나 물가도 좋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12월 인상 가능성에 표를 던졌다.

과거처럼 미국이 한 번 금리를 올리면 1년까지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 많았다.

성태윤 교수는 “과거에는 한 번 올리면 쭉 올렸지만 이번에는 강한 금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면서 “한 번 올린 후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중단하고 시간을 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계속 올릴 가능성은 낮다”면서 “한 번 올리더라도 내년 미국 경제는 침체 위험이 있어서 그 이후 금리 방향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원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성 교수는 “미 금리 인상 이후 우리나라 통화 당국이 미 금리 인상을 따라가려는 듯한 신호를 보낸다면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바람직 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미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원화에 약세 요인이지만 환율은 금리보다는 각 국가의 성장이 굳건한가에 따라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높아지는 국가가 없기 때문에 투자처들은 건전성 지표를 중심으로 환율을 판단하는데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오르고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지면서 원화는 강세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이 가시화하는 12월 전에 한은이 금리를 내려 유동성 공급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한 이후에는 우리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환경 변화에 의한 금리 인하 가능성만 열어주는 격이라는 우려다.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을 피력해온 성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이어지며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포함한 우리나라 실물자산과 기업 수익성이 약화 되면 추가로 자금 이탈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은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상 안 한다면 한은이 금리를 더 떨어트릴 수 있다”면서 “하반기는 경기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가 줄어들고 물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 하락 가능성을 높게 봤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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