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30일 채권단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조양호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진해운의 8월 말 현재 상거래채권이 6,5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채권단이 지원을 한다 해도 한진해운의 경쟁력 제고가 아닌 부채상환에 쓰이게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면서 “이것이 채권단 지원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조 회장의 신규 지원 요청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 의견을 보인 것은 ‘추가 지원은 없다’ 원칙 외에도 지원을 한다고 해도 이것이 한진해운의 빚잔치에 쓰일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은 5월 상거래채권이 3,200억원에서 8월 6,500억원으로 채무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면서 “채권단이 지원하게 되면 국민 혈세를 해외 선주의 외상채무를 갚는 데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과 조 회장은 올해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말 먼저 조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한진해운의 상황을 설명하며 자율협약 신청을 요구했고 최근 다시 만난 자리에서는 추가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만남 6개월 만에 한진해운은 상거래채권만 늘어난 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것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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