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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용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 삼성 대규모 투자·M&A 나선다

■ 삼성 배터리 초격차 전략



"반도체와 배터리를 모두 공급한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아우디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아우디가 차세대 스마트카와 전기차 반도체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었다.

삼성은 아우디에 배터리도 공급한다. 아우디의 첫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Q7 e트론 콰트로'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됐으며 삼성은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용량 전기차용 배터리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전기차에 '두뇌'와 '심장'을 함께 판다는 얘기다. 삼성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이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통해 삼성SDI에 '초격차 전략'을 주문한 것은 자동차용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자동차 부품사업을 그룹 전체 차원으로 확대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사업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BMW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나고 있다.

삼성의 배터리는 경쟁사와 비교해 손색이 없지만 이들과 초격차를 유지할 정도는 아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자동차 전장부품사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해당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상태여서 SDI의 최고급 경쟁력 확보는 그룹 차원의 전기차 부품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는 경쟁업체의 추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2·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 45.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3위인 SK하이닉스(27.3%)와 마이크론(20.4%)과는 큰 격차다.



하지만 자동차 배터리는 취약하다. 지난해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4위 수준이다. 수주량에서는 LG화학이 GM과 포드, 르노, 아우디, 볼보, 현대자동차 등을 고객으로 확보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SDI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경영방식인 초격차 전략을 이식하려는 것이다.

추가적인 투자도 예상된다. 삼성SDI는 케미컬 사업 매각으로만 1조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됐다. 전기차 배터리 및 소형전지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셈이다. 조만간 이뤄질 삼성SDI의 조직개편에도 이런 방향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계열사들도 이번주 초중반께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시행한다. 전체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기업간거래(B2B)와 스마트 자동차, 의료기기 같은 신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방향이 거론되는 가운데 몇몇 사업부의 흡수·통합이 전격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3대 부문 체제는 크게 흔들지 않는다는 전망이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초강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은 지금의 건설, 상사, 패선, 리조트·건설 등의 4대 부문 체제를 2대 부문으로 합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설과 리조트·건설, 패션과 상사를 합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선 3대 부문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3대 주주에 올라 있는 삼성SDS는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옮겨옴에 따라 기존 정보기술(IT) 사업 외에 솔루션사업부문의 조직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필·서일범·이종혁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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