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우조선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소난골과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2척에 대한 건조자금(10억달러)을 회수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난골과 대우조선해양의 협약은 소난골이 재무위기에 빠지면서 건조자금 10억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수 없게 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소난골은 유가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사실상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난골이 재무위기에 빠지면서 당초 지난해 인수했어야 할 대우조선해양 드릴십 2기 역시 9개월 넘게 인수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마저 유동성 부족 상황을 겪으며 이달 만기 도래 4,000억원의 회사채 상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앙골라를 방문했다. 협의를 통해 이달 30일까지 드릴십 2척을 인도하기로 합의하면서 이 같은 대금 지급 방식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금과 주식을 나눠 받는 형식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합의가 됐다”며 “다만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끝나지 않아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금+지분회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진행된다.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할 드릴십을 이용해 석유를 시추하는 별도의 특수목적SPC를 만들면 이 회사의 지분을 받는 식이다.
지분으로 받는 인도금 20%를 바로 확보할 수는 없지만 80%라도 빨리 받는 것이 낫다고 보고 대우조선이 일종의 ‘양보’를 한 셈.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2억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유가가 올라가는 등 드릴십을 이용한 사업이 잘돼 SPC 가치가 상승하면 지분을 팔아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난골의 드릴십 대금 지급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급 방법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소난골은 당장 대우조선에 줄 돈이 없기 때문이다. SC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주단은 보증을 끼고 소난골에 선박 인도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지만 무역보험공사와 공동 보증에 나서기로 했던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발을 빼면서 자금 지원이 중단됐다. 현금 지급액이 줄어들면서 보증 부담도 일부 감소했지만 아직 무역보험공사와 대주단은 보증 비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무보와 대주단 간 협상이 마무리돼야 대우조선의 자금 수혈이 이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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