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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간 지속된 폭염에다 추석 연휴가 평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주요 채소류 등 밥상물가가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오랜 폭염으로 농작물 가격이 이미 급등한데다 이른 추석으로 명절 성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주요 농산물 등의 가격이 안정세 없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4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배추(10㎏·상품) 도매가격은 2만1,364원으로 지난해 추석 전 3주간 평균 가격보다 386% 오른 채 거래됐다. 무(18㎏·상품) 가격은 2만1,741원으로 지난해 평균가보다 330% 급등했고 애호박(20개·상품) 도매가도 3만7,316원으로 254% 올랐다. 이 밖에 생오징어(6㎏·상품)와 볶음용잔멸치(1.5㎏·상품)도 같은 기간 각각 163% 상승했다. 반면 명절 선물용으로 주로 쓰이는 홍로사과(5㎏·상품)와 신고배(7.5㎏·상품)의 오름세는 각각 111%, 121%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밥상에 매일 오르는 필수 농산물과 수산물일수록 오름폭이 더 큰 셈이다.
주요 농수산물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것은 장기 폭염에 따른 피해로 수요가 많은 제품 가격이 부쩍 오른 가운데 추석 명절이 예년보다 빨라져 가격 안정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추석 성수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오는 15일로 지난해(9월27일)에 비해 열흘 이상 빠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에도 추석이 일찍 찾아온 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유례를 찾기 힘든 장기 폭염과 열대야가 겹치며 상황이 악화됐다”며 “연휴 직전까지 성수품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배추(10㎏·상품) 도매가격은 8월 첫주부터 이달 2일까지 한달여 동안 112% 올랐고 대파(1㎏·상품) 67%, 밤(14㎏·상품)은 293%나 뛰었다.
이에 따라 명절을 앞둔 상차림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김치 담그기를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주요 식당들도 필수 반찬류인 배추김치와 무생채 등을 다른 반찬으로 교체하는 등 급등세에 대응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한우 등 축산물의 오름세까지 더해 성수품을 미리 구입해 냉동 보관하는 게 추석 비용을 낮추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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