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을 프리오픈하는 5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정을 넘기자마자 체험형 ‘PK마켓’과 주요 입점 브랜드를 소개하는 홍보영상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본인이 진두지휘한 ‘유통의 미래’가 모습을 드러내는 날 SNS를 통해 소비자에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꿈을 전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 외에도 각종 혁신적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계에 봉착했다던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왔다. 노브랜드·피코크·이마트타운·일렉트로마트 등의 신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내놓은 것은 물론 그때마다 소비자에게 호평받으며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익숙한 것에 머물지 않고,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도전하며 창의적인 결과물을 창출, 유통업계 뿐 아니라 재계를 대표하는 40대 CEO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선보인 이마트 ‘노브랜드’의 경우 소비자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1년 여 만에 제품 수가 800여개로 늘었다. 이름은 노브랜드이지만, 제조사와 유통사가 공동 생산하는 자사브랜드(PB) 시장에 본격적인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2013년 첫 등장한 이마트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 역시 간편식 시장의 신 중흥기를 가져왔다.
지난해 6월 오픈한 ‘이마트타운’은 쇼핑공간과 체험공간을 결합해 대형마트의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회자된다.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필두로 일렉트로마트·몰리스·프리미엄 식당가 등 각종 브랜드를 입점시켜 ‘즐기고 체험하며 노는 대형마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마트타운에 첫 등장한 ‘일렉트로마트’는 남자들을 쇼핑공간으로 끌어들인 ‘남자들의 놀이터’로 각광받는다. 가전 제품과 함께 드론, 로봇, 피규어, RC카 남성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한데 모아 체험할 수 있게 꾸며 가전매장의 트렌드를 바꿨다는 호평을 얻었다.
한계에 직면한 오프라인 매장의 대응책인 온라인몰에서도 전용물류센터를 잇달아 세우고 유통업체 최초로 ‘당일 배송’을 정착시키는 등 한발 빠른 개혁으로 주목받았다. 이마트에서는 올 2월 ‘가격의 끝’ 프로모션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에 비해 비싸다는 세간의 인식마저 뒤엎는데 성공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인문학 전공자다운 통찰력과 전 세계 유통업계 곳곳을 발로 뛰며 쌓아온 특유의 경영 감각을 두루 갖춘 국내 대표 3세대 CEO”라며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며 사람을 이해하는 CEO로 평가받아온 그가 보여줄 다음 도전에 더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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