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한 고랭지의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마른 장마와 폭염까지 겹쳐 작황이 나빠진 탓에 배추의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124% 급등했다. 도매가격 급등에 장바구니 가격인 소매가도 전월 대비 106% 올랐다. 준(準) 고랭지의 배추가 나오는 10월까지는 배추 값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8월 기준 가락시장 배추(상품 10㎏ 기준)의 도매가격은 1만5,25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4% 상승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92.5% 높은 수준이다.
8월 초순 1만304원이었던 배추 도매가는 중순 1만4,082원, 하순에는 2만157원까지 올랐다. 9월 들어서는 1~6일 평균 2만874원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5,682원)과 비교하면 267.4%나 비싼 수준이다.
도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급등했다. 6일 기준 배추 1포기당 가격은 8,035원으로 1개월전(3,904원)과 비교하면 106% 상승했다.
한은은 배추값 급등 원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고랭지 지역에서 배추 재배 면적이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강원지역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4,368㏊로 2013년(5,099㏊)과 비교하면 14.3%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서는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올해 가뭄과 폭염이 겹치면서 해충과 화상, 병해가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고랭지 배추 최대 산지인 대관령의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의 강수량은 38.4㎜로 평년(352.3㎜)의 10% 수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30% 내외 감소할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이 같은 배추 값의 고공행진이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김치 제조업자가 납품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도매시장에서 원재료 조달에 나서고 있다”며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는 10월까지는 (배추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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