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서 무시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대학 동문회 밴드에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북대 SNS 게시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무직 장관으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이 그대로 보도돼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교 동문회 SNS에 답답한 심경을 다소 감정적으로 표현했다”며 “비록 장관으로 공식 취임 전이라고 해도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당면한 쌀 가격과 수급 안정, 농협법 개정,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대책 마련, 농식품 수출 증대 등 농업현안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농업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주는 새로운 농업정책을 추진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이해가 있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야당의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 “그 부분은 제가 할 얘기가 없다”고 답변하며 서둘러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한편 김 장관은 지난 4일 경북대 동문회 커뮤니티에 “정의와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며 “언론도 당사자의 해명은 전혀 듣지도 않고 야당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 (장관) 부임하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종편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며 “더 이상 지방 출신이라고 홀대받지 않고 더 이상 결손가정자녀라고 비판받지 않는 더 나은 세상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장관 취임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북대 동문회에 올린 글은) 억울한 것이 많아서 감정적인 것도 있지만 일점일획도 틀린 것이 없다”면서 “(보도내용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일부 다른 내용, 지나치게 다른 내용을 분석을 해보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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