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가 지나면서 날씨가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증권사들은 ‘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오랜 증시 격언이 올 해도 통용될 것이라며 지금이 배당주에 투자에 적기라고 추천하고 있다. 과거 주가 흐름을 살펴봐도 9월이 배당주가 가장 강세를 보이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대신증권(003540)이 최근 10년간 코스피200 고배당지수의 월간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9월의 수익률이 2.0%로 10~12월보다 1.1~3.5%P 높았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이어서 중간배당보다는 결산배당에 집중하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9월은 계절적으로 고배당주의 강세가 나타났기 때문에 연말에 임박한 시점보다는 9월에 고배당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상반기 실적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은 시장예상치보다 각각 3.8%와 2.6% 높게 나타났다. 기대치를 웃돈 실적에 하반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코스피 기준 3·4분기 순이익 시장예상치는 4.2%, 올해 전체 순이익 시장예상치는 1.7% 상향 조정됐다. 조 연구원은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기업들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난해 배당성향을 적용했을 경우 올해 코스피200의 예상배당수익률은 1.94%이지만 하반기 순이익 개선이 이어진다면 배당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고배당주 중에서도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증가하면서 △3·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지 않고 △2%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3.0%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GS(078930)와 한화생명(088350)(2.9%), 포스코(2.7%), 휴켐스(069260)(2.5%), LG(003550)(2.2%) 등을 제시했다.
삼성증권(016360)은 3~4%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고배당주 중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는 추세를 가진 종목을 제안했다. 현대차(005380)와 S-Oil(010950) 등은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이미 선반영돼 있으며 구조조정 등을 통한 업황 개선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여기에 기업은행(024110)과 삼성카드(029780) 등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발맞추고 있는데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칠 가능성이 높다.
IBK투자증권(A104770)은 증권주를 배당주 투자의 중심에 두고 있다. 증권주는 과거에도 배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데다 유동성 증가로 실적 개선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3.9%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NH투자증권(005940)과 메리츠종금증권(008560)(5.1%), 대신증권 우선주(7.3%) 등을 제시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목별 증권주 배당 투자는 고려해 볼 만하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국고채 및 정기예금 금리에 비해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년간 평균시가배당수익률이 5.4%로 은행주 중 가장 높았던 우리은행(000030)을, 황성진 HMC투자증권(001500)은 4.6%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2.5%), LG유플러스(032640)(2.6%) 등의 통신주를 제시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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