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산업용 중고 기계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20일 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한 달 평균 2~3건에 그쳤던 중고 기계 낙찰 건수는 지난해 11월 한국기계거래소가 본격 운영에 들어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 8월에는 23건을 기록했다. 경매에 출품되는 기계 수도 늘어났다. 올 4월에 처음으로 100대를 돌파한 후 8월에는 총 183대의 기계가 경매 시장에 나왔다. 그 동안 국내 중고 기계 유통시장은 시세가 형성되지 않고 중간 유통업자들이 기계를 저렴하게 매입한 뒤 비싸게 팔아 이윤을 취하는 등의 부작용이 많아 거래량이 적었다. 기계거래소가 자리 잡으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시세에 따라 중고기계를 거래하는 비율이 높아진 셈이다.
거래량 증가의 가장 큰 배경으로 캐피털 업체들로부터의 기계 설비 유입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 기계거래소는 효성캐피털 등 7개 회사와 손잡고 해당 회사들이 관리하는 물건을 거래소에서 유통하기로 했다. 안정적으로 거래 물품이 확보되면서 기계거래소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캐피털 회사들도 반기는 눈치다. 그동안 캐피털 회사들은 팔리는 기계만 팔리고 거래가 들쭉날쭉해 재고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기계거래소에 물량을 넘기면서 시세에 따라 가격만 조정해가며 기계를 처분할 수 있게 됐다. 하반기 내로 현대커머셜과도 업무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기계거래소의 거래 투명성과 신뢰성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짐에 따라 하반기에 거래량과 낙찰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마승록 한국계거래소 사장은 기계거래소를 알리고 우량 물건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 기계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미주 법인장을 지낸 마 사장은 기계 설비 업계에 마당발로 통한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낙찰된 수출용 중고 기계 구입 자금에 대한 ‘대출보증’과 중고 기계 수요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보증’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수요자가 원하는 제도를 갖춘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고 기계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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