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에 우유 소비가 급감하고 있어요. 유(乳)가공 업체들의 사운(社運)이 달렸습니다.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더 늘리고 산업구조도 이에 맞춰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난 21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 3기 중장기전략 민간위원회. 첫 모임부터 저출산 고령화, 4차 산업혁명, 환경, 통일 등 대한민국이 현재 고민하고 곧 당면할 국가 핵심 이슈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중장기전략 민간위원회는 중장기 국가발전 수립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12년 4월 기획재정부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장관급 인사 21명과 민간위원 20여명으로 구성되며 경제 부총리와 민간 위원 중 1명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3기 위원회는 18명으로 구성된다.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 7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눈에 띄는 인사로는 유가공업체 매일유업의 김선희 대표이사, 인공지능(AI)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교수,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부동산 전문가인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이다.
기재부와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새로운 시각과 다소 튀는 발언들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우선 4차 산업혁명과 AI 등 핫 이슈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A 위원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전략뿐만 아니라 2차 산업혁명에 맞춰진 노동법 등 낙후된 부분에 대한 보완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B 위원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정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재판도 이뤄질 텐데 재판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新) 유목민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 위원은 “앞으로 무주택자, 비주택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족해체, 지방 붕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북의 현안인 통일 시대에 대비해 저출산 고령화 등 제반 이슈를 통일과 결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제·사회 전반의 전략을 연구할지, 경제에 초점을 맞출지 등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10대 핵심과제를 정하는 식이다. D 위원은 “연 10만 명의 똑똑한 외국 인재를 받아들이기 위한 이민전략, 고등학생이 10분 동안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 전략 등 구체적이고 실천과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전략 민간위원회가 저성장의 수렁에 빠진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구하는 독수리 5형제가 될 수 있을까.
김재훈 기재부 미래정책총괄 과장은 “첫 모임이었는데도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며 “1기와 2기 민간위원들의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 시계에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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