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7일 열린 신용평가포럼에서 ‘유통산업 신용위험 문제 없는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국내 소매유통업은 최근 외부 환경여건 및 경쟁구도 측면에서 신용위험 상승요인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수년간 수익성 하락 및 높은 투자부담 지속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채무상환능력 지표가 저하된 상태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재무구조를 대규모로 보완하거나 투자성과를 조기에 실현하지 못하면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올 상반기 신세계의 총매출 대비 EBITDA 비율은 7.7%로 전년동기대비 0.8%포인트 감소한 반면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6.7%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올해 연결기준 1조원을 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기존 경쟁점포와 상권 중복 문제, 면세점 시장의 사업자 급증으로 성과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계획된 투자규모가 커서 투자 통제나 재무부담 관리가 없으면 등급 하향의 경계선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중국 대형마트부문을 중심으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백화점부문도 신규 점포의 매출 성장이 늦어지면서 적자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형마트·편의점 모두 업계 3위 수준이 고착화할 수 있으며, 특히 홈쇼핑의 6개월 방송중지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등 신규 판매채널이 실적 호조를 보이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복합쇼핑몰 등의 투자부담이 지적됐다.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부문에 연평균 7,000억원씩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신세계프라퍼티에 7,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복합몰 개발 확대시 재무부담이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티니위니’ 뿐만 아니라 추가 자구안의 진행 상황/실현 수준, 계열 중국사업의 실적 추이 등이 중점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NICE신평 측은 밝혔다. 영업실적은 양호하지만 ‘순차입금/EBITDA’ 비율이 올 상반기 5.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패션을 중심으로 실적 저하가 두드러지는 점도 불안요소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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