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라인 주식회사가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사진) 전 프랑스 장관이 설립한 투자회사의 펀드에 출자한다. 유럽 시장 내에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내려는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네이버는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함께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Korelya Capital)의 유럽 투자 펀드 ‘K-펀드 1’에 첫 출자 기업으로 참여한다고 29일 밝혔다. 네이버와 라인은 각각 5,000만 유로씩 총 1억 유로(약 1,233억원)를 투자한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내각 사상 첫 한국계 장관’ 기록을 갖고 있는 펠르랭 전 장관은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부장관, 문화부 장관 등 프랑스 정부 고위직을 역임했으며, ‘프렌치 테크’라고 불리는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 8월 공직에서 물러날 당시 그는 ‘유럽의 정보기술(IT)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으며, 현재 코렐리아 캐피탈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단일 경제권을 표방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게 IT 역시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을 펴고 있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춘 강력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라인을 EU 시장 투자 펀드에 참여토록 한 것도 그와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
네이버와 라인은 이번 출자를 기회 삼아 일본과 동남아에 그쳤던 글로벌 진출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의 해외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던 네이버는 이번 출자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펠르랭 대표는 “네이버와 라인은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또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최우선 파트너로 고려했다”며 “한국 및 아시아와 유럽의 IT 기업 간 기술, 서비스 교류 등을 더욱 활발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라인이 네이버의 동영상 편집 서비스인 ‘스노우’에 투자해 의결권 25%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네이버가 공시했다. 이번 투자는 라인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스노우의 의결권을 확보해 새로운 사업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투자 자금은 글로벌 확장에 쓰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노우는 10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전 세계 다운로드가 4,000만건(올해 7월 기준)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노우를 ‘한국판 스냅챗’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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