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4위 자리를 둘러싼 SK하이닉스(000660)와 네이버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사 모두 연이은 신고가 행진으로 시가총액 30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며 현대차(005380)를 제치고 ‘빅3’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것. 더욱이 내년까지 실적 개선의 날개를 달고 양사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자리 싸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9조2,66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3위인 현대차(29조8,475억원)를 약 5,800억원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까지 30조원을 넘는 시총을 유지해오다가 이후 D램 가격의 폭락으로 주가가 내려앉으면서 시총 규모도 한때 20조원대 초반까지 줄었다. 하지만 최근 D램 가격 상승과 수급 개선 등에 힘입어 향후 2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다시 시총 30조원을 넘어서면 지난해 7월 이후 약 15개월 만에 한국전력(015760)·현대차 등과 함께 30조원대 기업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PC 시장의 회복세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D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를 등에 업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도 최근 잇따른 신고가 행진으로 몸집이 급격히 불어나며 시총 4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9조1,060억원으로 SK하이닉스와 불과 1,60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전날에는 주가가 장중 90만원을 돌파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4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과 ‘스노우’의 성장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증시에 잇따라 상장한 자회사 라인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최근 한 달 사이의 시가총액 증가액만 약 3조원에 달한다. 장원열 신영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모바일시장에서도 이미 60%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국내 1위 모바일 사업자의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며 “특히 라인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 ‘스노우’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두 회사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어두운 한국전력과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2~3위 싸움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네이버의 경우 라인의 기업가치 변화 여부, SK하이닉스는 D램 수급 환경이 추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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