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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에 십자가 사진 올려 20년 숙원 성사 기쁨 표현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두산타워 내 계열사 이전" 면세점 입주 발빠른 행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평소와 다름없는 경영행보를 이어가면서도 사력을 다해 면세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정용진 부회장은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직후인 14일 인스타그램에 십자가를 연상케 한 사진과 "내가 늘 신의 편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죽을 때까지 (이 메시지가) 안 떠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그간의 소회와 경영자로서의 각오를 피력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중 신이 누구 편이냐는 질문에 "내가 신의 편에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신은 늘 옳기 때문이다"고 답한 링컨 대통령의 글을 인용하면서 '20년 숙원'이 성사된 기쁨과 경영자로서의 합리적인 선택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정 부회장은 심사 전날 이마트의 싱크탱크인 '비밀 연구소'를 방문, 신제품 '피코크 김치전'의 사진을 올리면서 '합격' 등의 문구를 태그로 달아 '면세보국'을 향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발표를 접한 뒤 수 시간 만인 자정께 해외출장 길에 올랐다. 그가 선택한 도시는 아날로그적인 '슬로우 라이프'와 자유의 도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만 하루동안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만 16장으로,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등 '어메이징한 면세점'의 콘텐츠를 고민하는 CEO의 모습이 엿보였다.
박용만 회장은 16일 면세점 건물인 두산타워 내 9개 층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입주 계열사에 종로 5가 연강빌딩으로 이전할 것을 공지하는 등 면세업 진출 선언을 전후로 '진격의 박용만'이라 회자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런 움직임은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의 페이스북에도 드러난다. 박 부사장은 결과 발표 하루 뒤인 15일 페이스북에 오리콤이 제작하는 신작게임 '붐비치'의 CF 동영상을 올리며 간접적인 소회를 피력했다. CF의 제목은 '돌격 앞으로'로 사업구조개편과 더불어 면세업에 임하는 두산의 각오를 연상하게 한다는 평가다. 박 부사장은 최근 그룹이 총 200억원을 출연, 동대문 상권 부활에 나서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도 모습을 보였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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