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 근무자가 육아와 가사로 인해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부들의 복직과 재취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스타벅스의 ‘리턴맘 프로그램’과 같은 양질의 제도가 꾸준히 생겨 저와 같은 워킹맘이 전문성을 잃지 않고 일과 가정을 모두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난 3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창출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 수여식’에서 시간선택제 워킹맘 대표로 초청받은 스타벅스 김포이마트점의 김정미(37) 리턴맘 부점장은 정·재계 인사 150여명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부점장은 6년 동안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였던 경험과 2남1녀를 둔 다둥이 워킹맘으로서의 소회를 전했다.
오랜 시간 경단녀로 지냈던 그를 현장으로 불러낸 것은 스타벅스의 리턴맘 프로그램이었다. 결혼 후 육아를 이유로 7년 간 몸담았던 스타벅스에서 불가피하게 퇴사한 후 전일제 직장에서 잠시 일했지만 일과 가사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결혼·출산으로 스타벅스를 떠난 이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리턴맘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공지를 접하고 가족의 지지를 받아 2013년 6년 만에 친정과 같은 스타벅스 품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
김 부점장은 “복직 후 엄마 손님을 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젊은 동료들에게 이들을 단골로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등 아줌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며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전일제로 전환해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인정받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를 떠났던 엄마들이 업무 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대형 유통·외식업체들이 최근 결혼·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채용에 나서며 역량있는 주부들의 재취업을 독려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장애인·시니어에게도 일자리를 마련해 취업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채용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평등 직장 만들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가 바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연령·성별·학력·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채용을 목표로 한다. 채용 및 인사제도, 성과평가, 급여 수준, 복지혜택에 차별 없이 능력에 따른 기회를 부여해 전체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80%가 넘는다.
리턴맘 바리스타 프로그램은 전직 우수 여성 인력들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이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대표적인 채용 제도다. 스타벅스는 2013년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하고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퇴사했던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 관리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복귀한 인력은 81명에 달한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5일, 하루 4시간씩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매장 관리자다.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과 인사제도를 적용받는 정규직으로, 본인 거주지와 가까운 희망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다. 추후 원할 경우 하루 8시간씩 일하는 전일제 근무로도 전환할 수 있다.
시간선택제는 육아·학업 등의 개인 사유로 일정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하는 일자리 제도다. 전일제 근로자보다 적게 일하지만 고용 면에서는 큰 차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은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근로자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노사 간 ‘윈윈 제도’라는 게 중론이다.
스타벅스의 여성 근로자를 위한 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임신이나 출산 시 축하 선물을 지급하고 영유아 자녀 양육 파트너에 대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마련했다. 또 육아휴직 제도, 출퇴근 시차제, 가족 돌봄 휴직제, 부부·육아문제 해소를 위한 심리상담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출산 및 육아 휴직 등 장기 휴가 사용 후 복귀하는 워킹맘 임직원을 위해 재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안정화 프로그램으로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와함께 스타벅스는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과 직업 훈련에 앞장서는 한편 지역사회를 위한 커뮤니티 스토어, 재능기부 카페 등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을 통해 취약계층의 고용창출과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스타벅스가 열린 채용을 지향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발한 인재들이 새로운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커피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인재와 함께 국내에서 차별화된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4년 연속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글로벌 최대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인 에잇온휴잇이 선정한 ‘2016 한국 최고의 직장’ 톱 10에 선정됐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벅스의 워킹맘 여성 인재들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고 육아와 병행하며 경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도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도 출산과 육아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마련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 백설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고자 마련한 맞춤형 인턴제도인 ‘CJ리턴십 프로그램’은 여성에 맞는 시간제, 전일제 일자리 매칭 및 개발을 통해 CJ그룹 안팎으로 여성형 일자리를 늘려나가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리턴십을 통한 입사자들은 모든 처우가 정규직원과 동일한데 급여와 일부 현금성복리후생는 근무 시간에 비례해 지급한다. 특히 타 기업들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대부분 캐셔, 콜센터 상담원, 매장 관리 등 지원성 업무임에 반해 CJ는 디자인, 인사, 마케팅 등 전문직군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마련해 질적으로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경력 단절 여성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주부 사원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맥도날드는 2012년부터 기혼여성을 직원으로 뽑는 ‘주부 채용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맥도날드에서는 주부사원 1,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각 사의 리턴십 프로그램은 회사와 당사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재취업한 이들에게도 선결 과제가 있다. 주부 사원도 경쟁력이 있다는 선례를 남겨야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직 직원들이 열의를 갖고 일하면서 기존 직원들에게 자극이 되면서 윈윈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주부로서 소비자로서 생활하며 느꼈던 경험과 의견이 기획과 업무 태도에 반영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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