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세계 경기변동 국면 판단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비록 느리지만 세계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선진국과 신흥국이 경기하락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올해 2·4분기까지 세계교역량과 산업생산물량을 분석한 결과 세계 경제는 1991년 1·4분기 이후 총 여섯 번의 경기변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느린 회복세를 보이며 등락을 거듭하다 2015년 1·4분기를 정점으로 확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신흥국의 순환변동치가 2013년부터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2015년부터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경기하락세 진입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선진국의 경우에도 순환변동치가 2013년부터 상승하다 2015년 1·4분기를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점이 경기하락에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중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순환변동치 하락이 심했고 선진국 중에는 미국의 순환변동치 하락이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제교역량 순환변동치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세계 교역량이 단기간 내에 회복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변 실장은 “세계교역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국제원자재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경기가 조속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가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2010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인구고령화로 인한 소비위축이 내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인구고령화로 노동투입 확대를 통한 생산증대도 어려워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경영환경 개선과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투자 확대 및 소비 회복 △서비스업 확대 및 서비스 수출 확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외국인 투자유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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