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악재를 늑장 공시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힌 한미약품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본격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잇따라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양한나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당국이 한미약품의 늑장 공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내부자 중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람이 있는지 집중 점검하기 위해서입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개장 후 30분이 지나고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악재 공시에 한미약품의 주가는 18.06% 폭락했습니다.
한미약품이 이 통보를 받은 것이 전날 오후 7시인 것을 고려하면 거래소 개장 전에 공시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공시가 30분간 늦춰진 데 대해 이 같은 악재성 정보를 사전에 안 내부자 등이 공매도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올무티닙 공시에 앞서 관련 소문이 떠돌았을 때 개인은 매수세를 보였지만, 기관은 오히려 매도세를 보였습니다. 공시 이후 기관은 연초 이후 최대 규모의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갔습니다.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공매도 세력은 1주당 최대 23%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들은 늑장 공시한 한미약품의 도덕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80만~100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줄줄이 하향 조정했습니다.
오늘 한미약품의 주가는 전날보다 7.28% 내린 47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역시 전날보다 8.33% 하락해 104,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서울경제TV 양한나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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