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영업목표를 일찌감치 채운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정부정책에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반기 들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한도를 줄였지만, 내년 초 다시 주택담보대출 늘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합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 두 달 간 1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습니다.
정부 대책에도 증가세가 꺾이질 않던 주택담보대출이 두 은행을 시작으로 드디어 줄어들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하반기 들어 한도를 줄이거나 은행의 마진 등이 포함된 가산금리를 높여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어 왔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던 지난 6월 우리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평균 연 1.2%였는데 지난달에는 연 1.55%로 올랐습니다.
기업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가산금리가 0.8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서울에 있는 5억원짜리 아파트 기준 10%가량 대출 한도를 줄였습니다.
두 은행은 정부가 최대주주이다 보니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위험 경고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하반기에만 리스크 관리를 내세워 대출을 옥죈 바 있어 내년 초 다시 영업확대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에서는 올해와 같은 패턴으로 한도를 줄여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올해 시작과 동시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다시 늘려 영업을 해왔습니다.
상반기부터 관리를 했다가는 영업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영업목표는 채워야 하겠고, 연말 결산 때 정부 눈치도 봐야 하다 보니 상반기에 최대한 대출을 많이 받아 놓겠다는 겁니다.
실제 우리은행은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이 6조원이나 불어났고, 기업은행은 7월까지 1조 2,000억원 늘어 지난 한해 증가 규모 9,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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