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는 유교 관련 책판 6만여장을 보관한 장판각이 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는데 그동안 유물 보존관리 문제로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이를 볼 수 있다. 여행주간을 활성화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차원에서다. 이와 함께 군부대 주둔으로 일반인을 올라갈 수 없었던 광주 무등산 정상도 개방되며 경북 울진의 금강송 유전자원 보호구역 ‘미인송’도 처음으로 일반에 얼굴을 드러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미개방 관광지 41곳을 개방하는 내용을 포함한 ‘2016 가을 여행주간’ 진행계획을 밝혔다. ‘숨겨진 대한민국이 열립니다’를 테마로 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오는 24일부터 11월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2014년 여행주간 시작 이후 처음으로 유적지·문화시설·공공시설·생태보전지역 등 ‘미개방 관광지’를 여행주간에 개방(개방시간 연장, 개방인원 확대 포함)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지자체·민간·유관기관의 협조로 5일 현재 전국 26개 지역 41곳의 미개방 관광지의 개방이 예정돼 있으며 이 중에는 보존 문제 등을 이유로 일반에게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곳도 있다. 개방 정보와 신청방법 등은 여행주간 홈페이지(fall.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여행주간에 맞춰 관광콘텐츠와 관광지·특산물 등 지역의 특성을 중심으로 여행주간 대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된 대구에서는 ‘상상 속의 대구’를 주제로 해 여행주간에 특별 개방되는 미개방 시설의 스탬프 투어, 힐링 대구여행 등을 진행한다.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는 ‘영화 속 숨은 부산 보물찾기’를 주제로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연계해 부산 무비로드 헌팅 투어, BIFF 체험하기 등을 예정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남도 강길·바다길·철길 여행’을 주제로 영산강 생태 탐방과 전통한옥 체험, 강진만 이야기꾼과 걷기 대회, 갈대숲 음악여행 등이 펼쳐진다.
지역대표 프로그램 이외에도 주민사업체가 운영하는 관광두레 프로그램이 전국 15개 지역에서 진행되며 ‘2016 올해의 관광도시’인 제천과 무주·통영에서도 여행주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환경부는 12개 지역에서 19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여행주간과 맞춰 ‘국립공원주간’을 지정하고 125개 프로그램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여행을 유도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도 확대됐다. 전국 1만3,000여곳이 이번 할인행사에 참여했으며 무료 개방부터 최대 80%까지 할인이 이뤄진다.
문체부는 올해 가을 여행주간의 정책 목표 소비지출액을 3조원으로, 지난해 2조5,521억원보다 17.6%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문체부 측은 “지난 ‘봄 여행주간’ 소비 지출액은 2조8,33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9.5% 증가했다”며 “여행주간을 통한 내수확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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