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은 서울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한 사모부동산펀드로 연 5~7%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소 투자 단위가 수억원대에 달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몰려 은행 측도 놀랐다”고 말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도권 곳곳의 수익형 부동산을 유동화해 판매하는 부동산 펀드 상품에 자산가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PB센터 들도 관련 상품을 자산운용사 등과 공조해 만들어내고 자산가들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추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견고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던 부동산 펀드에 자산가들의 입질이 본격화한 것이다.
지난 4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신한금융이 PWM센터를 중심으로 판매한 부동산펀드도 100억원을 한 달 만에 모집하는 등 자산가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상품은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 투자해 연 7~8%의 수익률을 목표로 움직이는 펀드다. 부동산 펀드가 잇따라 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으자 신한금융은 서울 상공회의소 인근 건물을 유동화한 새로운 부동산 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 PB센터를 찾는 자산가들의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장인태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자산가들이 2~3년 전까지만 해도 20억~30억원 수준의 수익형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이 크게 뛰면서 간접 투자 방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서울시내에서는 50억원 이하의 수익형 부동산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한 부동산 담당 PB는 “20억~30억원가량의 수익형 부동산 매물을 찾아달라는 문의가 이틀에 한 번꼴로 오지만 은행들도 중개할 매물을 거의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수익형 부동산 매입 후 임대차 관리 등에서 일부 자산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간접 투자 방식에 수요가 쏠리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43조20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까지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점차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금리가 1%대까지 추락한 가운데 5%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각 금융사는 이에 따라 수도권의 물류창고 등을 유동화하는 부동산 펀드 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변화 기류가 보인다. 장 팀장은 “최근에는 부동산 펀드와 함께 달러 투자 등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며 “경기 변동기의 안전자산인 달러를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방식으로 일부 가져가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펀드 상품 등을 자산가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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