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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우조선 1,000명 감원 돌입

10년차 이상 대상 희망퇴직

2만5,000명 규모 협력사 감원도 본격화

0615A12 대우조선




극심한 수주부진에 시달리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르면 이번주 전체 1만2,700명의 직원 가운데 1,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전격 단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인력 3,000명을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었지만 수주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지속되자 원래 계획보다 인력 구조조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건조를 마친 선박들이 속속 인도되고 있지만 신규 수주는 없어 유휴인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조선업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력감축 규모가 계획했던 3,0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근속연수 10년을 넘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고 내부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정식 희망퇴직 공고를 낼 계획이다. 희망퇴직 접수 인원은 차장·부장급뿐 아니라 일부 고참 과장급까지 포함돼 최소 1,000명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에도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이때 3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 완료시점은 2020년이지만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글로벌 저유가 등으로 끊기면서 인력감축이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전체 직원은 지난 6월 말 현재 1만2,700명이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3만8,000여명에 이른다.

대우조선 소속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희망퇴직이 단행되면서 2만5,000여 협력업체 직원들의 감원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대우조선은 2020년까지 협력업체 직원 9,000여명을 줄이기로 한 상황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의 지난 9월 초 현재 수주잔량은 104척, 709만7,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1위다.

하지만 지난해 말 수주잔량이 830만CGT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15%나 감소했다.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고용유발 효과가 큰 해양플랜트는 2년 전 셰브런·엑손모빌로부터 수주한 텡기즈 유전생산 플랜트 프로젝트가 마지막 수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를 마친 선박이 인도되면 해당 프로젝트에 속해 있던 직영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은 졸지에 일감이 없어진다”면서 “신규 수주가 뒷받침돼야 프로젝트를 옮기면서 일을 할 텐데 지금 조선업계의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문제로 인력감축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희망퇴직을 실시하려면 퇴직 대상자에게 지급할 위로금이 확보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대우조선해양은 1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달린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정성립 사장이 7월께 유럽 선주들과 직접 만나는 등 발품을 팔아 긴급 유동성 6,000억원가량을 확보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계획 이행과 함께 채권단은 대규모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선 2·4분기 1조2,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자본잠식으로 인한 상장폐지 위기에서 대우조선해양을 구하기 위해 대주주 등이 참여하는 차등 감자(減資)를 실시한 후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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