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다음달 한국의 슈퍼리치들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WM)센터를 열고 프라이빗뱅킹(PB)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씨티은행은 저금리로 인해 기존 영업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더 끌어올리기가 힘들어짐에 따라 PB센터를 강화해 고액 자산가는 물론 WM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까지 영업 대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하지만 씨티은행·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뿐 아니라 국내 시중은행들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어 WM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국내 금융권 PB 시장의 메카인 청담동에 초대형점포 WM청담센터를 신설한다. WM청담센터는 씨티은행이 지난해 말 오픈한 WM반포센터에 이은 두 번째 허브형 WM센터로 프라이빗뱅커(PB) 역할을 하는 전담역(RM)이 포트폴리오 카운셀러(PC), 보험·여신 등 투자상품 전문가들과 한데 모여 인근 지역의 자산가들에게 종합 상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씨티은행 WM청담센터는 규모 면에서 WM반포센터보다 2배 정도 크다. 기존 씨티은행 청담중앙지점 바로 옆의 지하2층~지상5층짜리 건물 전체에 들어선다. 직원은 총 70여명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PB 관련 전문 인력만 반포센터(15명)의 2배 이상 배치될 예정이다. 센터장은 반포센터 오픈을 진두지휘한 김정현 WM클러스터장이 맡는다.
내부 공간은 기존 반포센터와 마찬가지로 스마트존과 씨티골드존·CPC존으로 구성된다. 일반 고객과 씨티 프라이어리티(자산 5,000만~2억원) 고객은 스마트존에서, 씨티 골드(자산 2억~10억원 미만)와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은 각각 씨티골드존과 CPC존에서 서비스를 제공 받게 된다.
박병탁 씨티은행 개인금융영업본부 부행장은 “허브형 WM센터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자문단 형식으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이미 반포센터 운영을 통해 RM들의 빠른 정보 공유와 교육이 고객들의 시장 정보 업데이트 및 포트폴리오 관리에 톡톡히 도움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국내 최대 규모 WM센터 오픈을 계기로 국내 자산관리 시장 경쟁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은행은 지난해부터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고객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객들을 자산군별로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다. 또한 7월 자산관리 상담 시스템인 TWA (Total Wealth Advisor)을 론칭하고 이를 이용한 ‘씨티 모델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아예 자산관리 부문 사업 규모를 향후 5년 안에 현재의 2배로 키우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SC제일은행은 자산관리 부문에 내년까지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각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하는 PB클러스터센터도 계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중은행도 더 많은 자산관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PB 서비스 자산 기준을 기존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대폭 낮췄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1억원→5,000만원 △3억원→1억원으로 대상 고객을 확대했다. 자산관리 서비스 접근성도 더욱 높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 들어 각 지점마다 PB 서비스 전문 직원을 2명씩 배치했으며 신한은행은 일반 영업점 VIP 창구까지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한 상태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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