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은 25만8,0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급감했다. 이는 23만5,581대가 제작됐던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생산량이 쪼그라든 이유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의 파업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대차가 100시간, 기아차 44시간, 한국GM이 12시간을 파업하면서 7만9,000대의 생산 차질과 11억4,000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생산량은 현대차가 파업과 주력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29.2%, 기아차는 파업과 글로벌 경기 악화로 26.1% 줄었다. 한국GM은 아베오·크루즈·캡티바·트랙스 등 주요 모델의 내수와 수출이 함께 떨어지며 7.4%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QM6·SM6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로그’의 연식변경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6.5% 떨어졌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유럽 지역에서 ‘티볼리’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4.5% 늘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03만1,093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국내 업체의 해외 공장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 해외 공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2.4% 늘어난 42만3,582대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과 해외 생산량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올해 1~9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현대·기아차의 같은 기간 해외 공장 생산량(332만1,845대)보다 29만752대 적었다. 국내 생산량은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생산량에 역전당한 상태다.
2009년만 해도 국내 생산은 해외 생산보다 160만여대 많았지만 이후 2013년 40만대, 지난해 15만대로 간격이 좁혀지다 지난 8월 처음으로 역전됐다.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추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누적 해외 판매량 가운데 국내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18%, 17.2% 줄었지만 해외 공장 생산랑은 5%, 9.2%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임금 구조와 낮은 생산성 문제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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