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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발(發) 조기 인사 바람 불까

한화 내년도 사업계획 조기 수립 위해 인사 앞당겨

삼성, SK, 롯데 등 조기인사 가능성

한화그룹이 10일 단행한 연말 사장단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상황에 대한 선제 대응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 중용 △신상필벌 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주요 대기업의 연말 인사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발 맞춰 좀 더 빨라지고 좀 더 과감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진단이다.

우선 각 기업 별로 조기 인사설(說)에 한 층 더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날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2017년도 사업계획을 조기 수립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한화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11월 중 내년도 사업계획안 초안을 수립한 뒤 12월에 그룹과 조율을 거친 확정안을 내놓고 이듬해 1월 초 최종안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에게 대면보고 하는 방식으로 한해 농사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시간표를 두 달 이상 앞당긴다는 게 한화의 목표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각 계열사 사장들이 책임지고 사업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인사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사업계획 조기 마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경영기획실을 이끄는 금춘수 실장과 조현일 법무팀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해 조직 안정에 힘을 실었다.

한화를 제외한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과 SK, 롯데그룹 등이 올해 조기 인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의 경우 품질관리 실패로 인한 갤럭시노트7 화재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는 27일 등기이사 선임 등 인사 요인이 어느 때보다 많다.

특히 갤럭시노트7의 생산이 이날 잠정 중단된 가운데 ‘갤럭시’ 브랜드 자체를 아예 교체해야 위기를 넘을 수 있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고 있어 신상필벌과 더불어 구원투수 투입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K는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 사장단 이동이 없었다는 점 △최태원 회장이 기업 ‘돌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전 계열사에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있다는 점에서 오는 12일 개최 예정인 CEO 세미나 이후 ‘깜짝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룹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롯데 역시 조기 인사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신동빈 회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위해 대규모 인사를 12월 이전에 앞당겨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인사를 검토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공식 부인했지만 신 회장이 구속 수감 위기에서 벗어난데다 지난해 6월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계열사 경영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사장단 인사를 앞당겨 책임 경영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중용 인사 역시 재계의 인사 트렌드다.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의 경우 지난 2014년 그룹 경영기획실로 컴백한 뒤 태양광·화학·방산 등 인수합병(M&A) 기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해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현일 법무팀장 역시 M&A 이후 각종 법적 과제들을 깔끔히 처리해 내면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민석 (주)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부사장)와 이선석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부사장)은 탁월한 글로벌 경영감각을 인정 받았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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