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줄었던 관(官) 출신 공공기관장 또는 감사, 일명 ‘관피아’가 되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1년간 취임한 공공기관장·감사 중에서 15%가량에 불과했던 관피아의 비중은 이후 37%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또 출신 대학은 서울대, 지역별로는 영남권의 비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89개, 기타 공공기관 201개 등 전체 공공기관 320개를 대상으로 기관장 및 감사 414명의 이력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관피아 출신은 전체의 31.4%(130명)이다.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관피아는 사실상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관료 출신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 2014년 4월15일부터 1년간 취임한 131명의 공공기관 기관장 및 감사 중 관피아의 비중은 14.5%(1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 뒤인 2015년 4월16일부터 지난달까지 취임한 183명 중 관료 출신은 37.1%(68명)에 달했다. 정부가 2015년 3월 말부터 이 같은 민관 유착을 끊겠다며 퇴직 공무원 재취업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제한 규정을 강화했음에도 신규 임용 비중이 되레 늘어난 것이다.
관피아가 몸을 낮춘 시기 세를 불렸던 ‘정피아’는 비중이 줄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년간 신규 임용자의 25.9%(34명)였던 정피아는 세월호 1주기 이후에는 비중이 18%(18명)로 줄었다. 정피아는 선거 캠프 등 정치권 출신을 뜻하는 말이다.
대학 출신별로 구분해보면 서울대 출신이 27.3%(11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가 34명, 고려대가 30명으로 뒤를 이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출신은 각각 20명, 17명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과 대구·경북(TK)이 각각 84명, 82명으로 많았다. 이어 부산·경남(PK)이 77명, 대전·충남이 42명, 광주·전남 32명, 전북 27명, 강원 21명 등 순이었다. TK와 PK를 합친 영남권 출신 인사는 모두 159명으로 전체의 3분의1을 훌쩍 넘었다. 이는 전남·북을 합친 호남 출신 인사(59명)의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서울대 졸업생 중에서도 영남 출신이 45명으로 서울(29명) 등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출신 고교별로는 경기고가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경북고가 22명, 서울고가 1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요경력별로 분류하면 대학교수 출신이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민간기업체나 단체에서 경력을 쌓다 공직에 입문한 인사도 40명이 있었고 국회의원 출신은 11명, 검사 출신은 5명 등이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근무를 거쳐 현재 기관장이나 상임감사 자리에 앉은 인사는 15명으로 집계됐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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