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BI저축은행·산와머니 등 서민금융사들이 소멸시효가 만료된 죽은 채권을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두 금융사가 가진 소멸시효 완성 채권은 총 2조원에 달하는데요. 본격적으로 채권 소각이 진행되면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는 어제 열린 국정감사에서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사회단체 등 관련 기관에 무상으로 양도할 계획을 세우고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이란 빚을 진 사람이 5년 넘게 돈을 갚지 않아 소멸시효가 지난, 그래서 채무자가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을 말합니다.
현재 SBI저축은행이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 채권은 개인 채권의 경우 9,700억원, 법인까지 합하면 1조9,000억원에 이릅니다.
SBI저축은행은 우선 개인 채권 9,700억원을 채무자 구제활동 단체인 주빌리은행에 기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금융권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3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소멸시효가 만료된 채권이 주빌리은행에 넘겨지면 주빌리은행은 이를 소각하고 채무자들이 제 2의 인생을 살도록 지원합니다.
최상민 산와머니 대표도 같은 날 국정감사를 통해 “소멸시효 완성채권 160억원 가량을 전부 소각하는 방향으로 내부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에서는 자신들이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대부업체에 헐값에 매각해왔습니다.
대부업체들은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산 뒤 재판을 통해 소멸시효 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부만 갚으면 된다’고 설득해 채무자들이 다시 빚을 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민금융사들의 이번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 추진 방안이 금융감독원의 매각 금지 방침과 가계부채로 인한 여론 악화를 고려해 떠밀리듯 결정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죽은 채권을 다시 추심 해 빚이 불어나는 악순환이 끊어지고 가계부채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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