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첫 중국 진출은 화려했다. 2008년 수도인 베이징 중심가에 현지기업과 합작해 국내 백화점업계 1호인 중국 점포를 열었다. 하지만 현지화 실패 등으로 4년 뒤 철수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후 롯데는 시련을 발판삼아 톈진 2개점을 포함해 선양, 웨이하이, 청두 등 4개 지역에서 5개 점포를 냈지만 중국 중심지인 상하이 진출은 미뤘다.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꺼린데다 과거처럼 상하이·베이징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중국 사업 실패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는 등 롯데그룹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의 절치부심은 결국 중국 현지에서 통했다. 롯데는 지역 중심도시 백화점들을 100% 직접 운영하며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았고, 현지 유통시장의 둔화로 인근 업체들이 속속 주저앉는 상황에서도 30%에 가까운 고성장을 이뤄냈다. 이같은 괄목할만한 실적은 굴지의 현지기업 마음을 움직였고, 중국 투자 8년만에 중국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로 진출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실패를 겁내지 않은 칠전팔기의 도전이 결국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하이 진출은 전 세계 자본이 모이는 중국 시장 중심부의 유통 변화를 면밀하게 볼 수 있게 되는 등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중국 사업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사업 흑자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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