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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속 답답함 벗어던지고 날아오르는 소나무처럼…

유예진 개인전 '욕망의 공간' 갤러리도스서 개막

유예진 ‘오늘의 섬1’ /사진제공=갤러리도스




공중으로 날아오른 소나무가 흡사 비상(飛上)하는 매를 닮았다. 잘 손질된 소나무 분재에 저토록 큼직한 뿌리가 있을 줄은 누가 알았으랴. 자신을 가둔 화분을 깨뜨리고 나온듯한 뿌리는 꿈틀거리는 용처럼 드넓은 곳을 향해 날아오른다. 젊은 작가 유예진은 이 작품에 ‘오늘의 섬’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여러 가지 사회적 제약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사는 현대인들도 각자의 섬에서 살아가는 셈이니, 문득 그림은 자신의 뿌리에 맞는 ‘그 섬’을 찾아가고 싶게 만든다.

유예진의 개인전 ‘욕망의 공간’이 19일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 개막했다.

성균관대 미술학과 출신으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장지와 먹이라는 전통 재료를 사용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자유분방하다. 특히 물을 적게 사용하는 갈필이 두드러진 붓놀림은 마치 연필 소묘처럼 칼칼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머금고 형태를 이뤄낸다.



작가는 “땅 속 아래로 향하던 무거운 뿌리가 중력을 벗어나 자유로운 욕망의 상태에 있는 것을 부유하는 형태로 보여줬고 그로 인해 답답함과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옛 선비가 완상하던 ‘와유첩’도 몸은 방에 누웠지만 드넓은 세상을 꿈꾸게 했듯 일탈로 보이는 ‘부유하는 욕망’은 어쩌면 내면에 충실한 ‘제자리 찾기’일지도 모른다. 25일까지. (02)737-4678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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