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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대표들 “시장 예측 불가 … 최악 대비해야” 한 목소리

경주 세계 조선소 대표자 회의

박대영 사장·정기선 부문장 등

사업 개편 포함 해결 방안 논의

당면 최대 현안 노사문제 꼽기도

19일 경북 경주에서 개막한 세계 조선소 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정기선(왼쪽)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 총괄부문장(전무)과 강환구(오른쪽) 현대중공업 신임 사장이 참석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재영기자




“시장이 좋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정기선 현대중공업 그룹선박영업 총괄부문장)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19일 경북 경주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 조선소 대표자 회의(JECKU) 참석차 모인 국내 주요 조선사 최고경영진이 한목소리로 글로벌 조선업 시황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경영진은 단순히 업황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임을 인정하고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총괄부문장(전무)은 조선소 대표자 회의가 열린 현대호텔경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조선 업황 전망을 묻는 질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장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 전무는 “시장이 어렵다는 걸 가정하고 기존의 역량과 사업 지위를 지키는 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비(非)조선 사업 영역을 독립된 개별 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자체 인력은 4,000여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금까지 조선 사업에 매몰돼 다른 사업들을 하나의 독립 사업으로 운영하지 못해 불필요한 제약들을 굉장히 많이 달고 사업을 해왔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주력인 조선 외에도 육상 플랜트와 엔진 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인적 구성은 물론 인사 제도와 같은 시스템은 조선에 맞춰져 운영돼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클락슨(영국 조선·해운전문 분석 기관)도 분기별로 예상이 바뀐다”면서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조기 인사를 통해 현대중공업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환구 사장은 당면한 최대 현안을 노사 문제로 꼽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 등에 반대하며 간헐적으로 부문·순환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강 사장은 “분사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인데 이런 문제로 노조와 마찰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털어놓았다. 강 사장은 당장 다음달 돌입하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인력 구조조정 방안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주=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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