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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문에도...경유 소비 역대 최대

8월 소비량 1,507만배럴로 10.4% 증가

미세먼지 논란 등 불구 디젤차 인기 여전





지난 8월 경유 소비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의 연비조작으로 촉발한 디젤게이트와 미세먼지 논란에도 ‘뛰어난 연비, 낮은 기름값’ 등을 무기로 한 디젤 차량 인기가 식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폭염을 피해 8월 휴가 차량이 늘어나면서 경유 수요도 그만큼 증가한 것이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인 ‘페트로넷’에 따르면 8월 국내 경유 소비량은 1,507만9,000배럴로 전년 동기(1,365만4,000배럴) 대비 10.4%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지난 5월의 1,431만5,000배럴이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소비량도 791만배럴로 전년(703만3,000배럴) 대비 12.5% 증가하며 월간 소비량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소비 증가세는 경유가 단연 눈에 띈다.



월평균 소비량을 보면 경유는 2013년 1,191만8,000배럴에서 2014년 1,207만배럴, 2015년 1,303만1,000배럴이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1,361만7,000배럴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2013년 611만8,000배럴 △2014년 612만3,000배럴 △2015년 638만1,000배럴 △올해 8월까지 657만6,000배럴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경유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경유(디젤) 차량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경유는 기차·선박·항공기에서도 일부 사용되지만 80% 이상이 수송용 차량에 쓰인다. 폭스바겐 파동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수입 디젤차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수입차 가운데 68.9%인 16만7,925대가 디젤차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등록된 경유차량은 901만4,083대로 처음으로 9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1월(869만30대)보다 32만4,053대가 늘며 3.7%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휘발유 차량이 1,000만4,113대로 1월(983만7,846대)보다 16만6,267대가 늘며 1.69% 증가율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유차의 판매 증가는 정부로서도 속수무책이다. 미세먼지 등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혔지만 높은 연비, 낮은 연료 가격의 메리트를 넘어설 대체 차량이 아직은 없는 탓이다. 정부는 5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디젤차를 주목하며 노후 디젤차 폐차를 유도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 소비량이 늘고 있다”며 “미세먼지 논란과 더불어 폭스바겐 연비조작 등으로 예전보다 증가율이 크지는 않지만 레저 문화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SUV 차량 인기에 따른 경유 사용량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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