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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 대비하자” 적자 가구, 역대 최저

2분기 20%...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아

노후 대비, 불안한 고용 등에 소비 줄인 여파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불안한 고용상황 등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인 경제라면 적자 가구가 줄어드는 것이 긍정적이지만 지금과 같이 가계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구조적 내수부진으로 연결돼 마냥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2·4분기 현재 적자 가구 비율은 2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낮았다. 이전에는 지난해 3·4분기(20.8%)가 최저였다. 적자 가구란 가처분 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가구다. 비율은 2005년 1·4분기 역대 최고인 3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하위 20%인 1분위 적자 가구 비율만 변동이 없고 다른 모든 분위에서 감소했다. 1분위 적자 가구 비율은 44%를 기록해 지난해와 같았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1.5%포인트 줄어든 22.3%, 3분위는 가장 큰 폭인 2.8%포인트 감소한 14.8%였다. 4분위는 0.2%포인트 줄어 11.8%였고 5분위도 비교적 큰 폭인 1.2%포인트 감소한 7.2%였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1분위는 미래를 대비할 여력도 없이 꼭 써야 하는 비용을 지출하게 돼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위 가구는 미래를 위해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자 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숫자 자체는 좋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며 “소비 둔화가 지속하면서 가계도 불황형 흑자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위원은 “코리아 세일페스타 개최 등 정부가 단기 소비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은 소비 여력이 없어서 돈을 쓰지 않는다기보다는 미래 불안감 때문에 손에 돈을 쥐고 있으려는 것”이라며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 심리 진작이나 고용 대책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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